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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혁신의 현장⑥]지비라이트, 혁신과 미래 해답, 사람서 찾다

등록 2023.0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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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재귀반사 필름이 부착된 신발의 빛 반사 전(왼쪽)과 후 비교사진. (사진=지비라이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 강서구에 있는 지비라이트(GBLIGHT)는 재귀반사 필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어두운 밤, 운전하다 보면 멀리 전조등에 비친 보행자의 옷이나 신발이 번쩍 빛날 때가 있다.

이 빛은 환경미화원, 경찰등 야밤에 활동하는 사람들을 지켜준다. 이를 가능케 하는 소재가 바로 '재귀반사 필름'이다.

재귀반사 소재는 빛을 받으면 그 빛을 광원으로 되돌려 보내 위치를 인식시켜 주는 기능을 가진 소재로 의류나 신발, 도로 교통표지판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사용된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형광 물질과 달리 가시거리가 3㎞ 정도로 형광 물질보다 획기적으로 길다는 장점이 있다.

아디다스(adidas)와 나이키(Nike), 뉴발란스(New Balance) 등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의 재귀반사필름 80%를 지비라이트가 납품하고 있다. 특히 뉴발란스의 경우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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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지비라이트 이인환 대표. 2023.02.07. kwon97@newsis.com

 

 

1997년 이인환 대표가 지비라이트를 창업할 당시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기계공학과를 전공한 뒤 국내 큰 제약회사에 입사했다. 그 당시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았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회사'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며 창업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재귀반사 필름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국내에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없어 도전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또 이 기술은 야간에 사람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는 매력에 이끌려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 당시에는 미국의 3M이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었다"고 말했다.

골리앗인 3M을 꺾고 세계시장 점유율 1등을 차지한 다윗 지바라이트의 비결은 모두가 어려워하는 수성(水性) 기반 재귀반사 필름 기술 개발 성공과 중간 구조를 없앤 유통구조에 있다.

재귀반사필름은 여러 소재가 쌓여 코팅된 구조로 이뤄져 있다. 특히 글라스비드(표면에 미세한 유리가루를 입힌 스크린)와 결합되는 코팅층에 적용되는 재료는 높은 접착력과 인장강도, 탄성력, 내열성 등의 물리적 성질이 필수로 요구된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높은 물리적 성질을 달성하기 위해 유성 폴리우레탄 수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유성 폴리우레탄 수지는 제작 과정에서 휘발성 용매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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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부산 강서구 지비라이트 사무동 전경. (사진=지비라이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성 기반 재귀반사 필름은 이와 달리 친환경적이지만, 유성 기반 폴리우레탄에 비해 요구 성능을 맞추기 어렵고, 물의 높은 표면장력과 건조의 비효율성 등으로 생산공정이 까다롭다.

지비라이트는 2019년 협력 업체와 함께 수성 기반 폴리우레탄 개발에 착수, 2년 간 수많은 시험과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업계 최초로 양산 가능한 수성 기반 재귀반사 필름을 시장에 내놨다.

그 결과 친환경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에 수성 기반 재귀반사 필름을 독점 납품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비라이트는 지난해 466억9500만원 상당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기술력에 앞서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수차례 강조했다. 이는 그가 꿈꾸는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비전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3M과 중국 등 대다수 기업들은 중간 유통을 거치지만, 우리는 그 중간 단계를 없애고 소비자가 원하는 품종과 색상을, 원하는 만큼, 원하는 곳에 직접 제공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렇기에 해외 영업부의 조직과 역량, 좋은 직원의 유치는 중요한 과제다"

또 신발 브랜드의 본사와 생산 거점이 해외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별 업무 분장이 필요하고, 영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짐에 따라 직원들의 역량과 경쟁력에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었다.

이에 이 대표는 연공 서열에 얽매인 인사제도에서 벗어나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다. 지비라이트는 이 제도를 도입해 직위 체계를 '멤버-매니저-디렉터'로 단순화하고, 수평적 조직 문화를 조성했다. 또 승진 연한을 없애고, 1년마다 성과와 실적에 따라 곧바로 승진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기존 인사제도는 임원진(디렉터)까지 오르는 데 20년이 소요됐지만, 제도 개선 이후 본인의 능력에 따라 9년이면 임원진에 오를 수도 있다"며 "MZ세대들은 자신들이 열심히 한 만큼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경직된 연공서열제 아래에선 날개가 금방 꺾이고 도태된다. 연공 서열 폐지 후 젊은 세대들이 의욕을 받고 치고 나가니, 기존에 있던 멤버들도 뒤처지기 싫어 더욱 노력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졌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회사 직원들을 위해 1인당 중식 비용으로 1만4000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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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1인당 1만4000원으로 책정된 지비라이트 중식. (사진=지비라이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도 직장생활을 했었다. '회사 가는 것이 즐겁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 거짓말이다. 일이라는 것은 원래 재미없는 일이다. 그래서 '집보다 밥이 맛있다'라는 즐거움이라도 주자라는 생각에 시도했었고, 직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이 외에도 사내에 체력단련장과 풋살장, 탁구장을 만들고 층마다 간단한 티타임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을 조성했다.

이와 같은 밑거름은 지비라이트의 좋은 자양분이 됐다. 그의 직원 위주의 경영은 회사실적으로 이어졌고, 창업 당시 10명 남짓하던 직원 수는 현재 140명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경험들과 성공을 토대로 사회에 널리 전파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아울러 이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지비라이트의 미래를 '친환경'으로 설정하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최근 커피로 유명한 부산에 발맞춰 커피 부산물을 재활용한 재귀반사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지비라이트는 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그린노블 클럽 가입 ▲사랑의 열매 나눔명문기업 가입 ▲부산 메사나협회 가입 ▲국립부산과학관과 부산과학기술협의회 후원 등 지역사회 나눔에도 앞장서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won9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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